과로 끝의 자살, 유족급여가 인정된 이유
COLUMN · 산재
작성 2026. 9. 7. | 로엘법무법인 박신영 변호사
과로 끝의 사망을 두고 근로복지공단과 다투는 자리는 대개 같은 문장에서 시작합니다. 스스로 선택한 일이니 업무와 무관하다는 것입니다.
울산지방법원이 2026년 9월 4일 「우리법원 주요판결」에 공개한 판결은 그 문장을 조문으로 되돌립니다. 이 글은 법원이 공개한 비실명 처리본과 「산업재해보상보험법」·시행령만을 근거로 했습니다. 다루는 판결은 1심이고, 항소·확정 여부는 확인하지 못했습니다.
Q. 과로 끝에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경우에도 유족급여를 받을 수 있습니까? 원칙은 부정이지만 예외가 조문에 있습니다. 「산업재해보상보험법」 제37조 제2항 본문은 자해행위로 발생한 사망을 업무상의 재해로 보지 아니한다고 정하면서, 단서에서 정상적인 인식능력 등이 뚜렷하게 낮아진 상태에서 한 행위로 발생한 경우로서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사유가 있으면 업무상의 재해로 본다는 예외를 둡니다. 그 대통령령이 시행령 제36조이고, 다툼은 그 제3호에서 갈렸습니다. |
울산지방법원이 공개한 판결은 이런 내용입니다
법원은 근로복지공단이 2023. 11. 6. 한 유족급여 및 장의비 부지급 처분을 취소했습니다. 울산지방법원 제1행정부 2026. 8. 27. 선고 2024구합5036 유족급여및장의비부지급처분취소 판결입니다.
2014년 3월 입사해 생산직으로 일하던 근로자가 2022년 1월 관리직으로 전환됐습니다. 인정된 사망 전 근무시간은 4주간 1주 평균 61시간 30분, 12주간 1주 평균 57시간 45분이고, 그는 성탄절 휴일인 2022년 12월 25일 사업장에서 사망했습니다.
공단은 산정된 근로시간이 자해행위를 유발할 정도로 길지 않다는 등의 이유로 배우자의 신청을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법원은 그 전제를 문제 삼았습니다.
자해행위는 원칙적으로 제외되지만, 단서가 있습니다
자해행위로 인한 사망을 업무상의 재해에서 제외하는 것은 원칙일 뿐이고, 예외의 문은 시행령이 세 개 열어 두었습니다. 법 제37조 제2항 단서의 위임을 받은 조문이 시행령 제36조입니다.
| 시행령 제36조 | 업무상의 재해로 보는 사유 |
|---|---|
| 제1호 | 업무상의 사유로 발생한 정신질환으로 치료를 받았거나 받고 있는 사람이 정신적 이상 상태에서 자해행위를 한 경우 |
| 제2호 | 업무상의 재해로 요양 중인 사람이 그 업무상의 재해로 인한 정신적 이상 상태에서 자해행위를 한 경우 |
| 제3호 | 그 밖에 업무상의 사유로 인한 정신적 이상 상태에서 자해행위를 하였다는 상당인과관계가 인정되는 경우 |
제1호와 제2호는 업무상 정신질환의 치료 이력이나 요양 중이라는 사실을 요건에 둡니다. 이 사건 근로자에게는 자해행위 전 통원 치료 내역이 없었으므로, 판단의 자리는 제3호의 상당인과관계로 옮겨갑니다.
판결이 인용한 기준은 대법원 2011. 6. 9. 선고 2011두3944 판결입니다. 업무상 과로나 스트레스로 질병이 유발 또는 악화되고, 그 질병으로 정상적인 인식능력이나 행위선택능력, 정신적 억제력이 현저히 저하된 정신장애 상태에 빠져 자살에 이르렀다고 추단할 수 있으면 상당인과관계를 인정할 수 있다는 법리입니다. 이 판시는 구 산업재해보상보험법 제37조 제1항에 관한 것입니다.
공단이 근로시간을 센 방식이 소송에서 깨졌습니다
처분이 뒤집힌 첫 이유는 근로시간 산정의 기초자료였습니다. 공단은 사업장 보안업체의 출입기록으로 초과근무시간을 산정하면서, 퇴근시각이 없는 날은 연장근무가 없는 것으로 처리했습니다.
법원은 그 출입기록이 사업주가 제공한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습니다. 이틀에 걸쳐 밤샘 근무를 이어가다 이튿날 저녁에 퇴근한 것으로 보이는 기간에도 연장근무가 0시간으로 남아 있었는데, 그 내역은 조사되지 않았습니다.
판결이 무게를 둔 대목은 조사 태도입니다. 근로시간을 정확히 산정할 조사권한이 공단에 없다는 점을 감안하더라도, 퇴근시각이 공란인 날에 관해 정확히 산정하려 노력한 자료를 찾기 어렵다고 보았습니다. 실무에서 부지급 처분을 검토할 때 근로시간 산정내역의 출처와 공란 처리를 먼저 보는 이유입니다.
정신과 진료 기록이 없다는 사정만으로는 부정되지 않습니다
병원에 가지 않았다는 사실은 인과관계를 부정하는 근거가 되지 못한다는 것이 이 판결의 판단입니다. 업무상 스트레스가 발생해도 주변에 도움을 요청하지 않고 치료도 받지 않은 채 자해행위에 이르는 경우를 상정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나머지 근거도 같은 방향입니다. 시간이 지나 적응했을 것이라는 공단 주장에 대해, 법원은 재해 당시까지 연장·휴일근무가 계속된 점에서 감당하기 힘든 업무를 처리하려고 근로시간을 늘려온 것으로 보인다고 판단했습니다. 급여가 올랐다는 주장도 근무량에 비추어 부족한 보상이었다고 보았습니다. 법원이 촉탁한 두 진료과의 감정 결과도 공단이 산정한 근무시간만으로도 업무상 스트레스에 상당한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는 데 일치했습니다.
법원은 이를 종합해 업무의 변경과 장시간 연장·휴일근무가 복합적으로 작용하여 정상적인 인식능력이나 행위선택능력, 정신적 억제력이 결여되거나 현저히 저하된 상황에서 사망에 이르렀다고 인정했습니다. 1심이므로 결론을 일반화할 수는 없지만, 부지급 처분의 근거가 된 근로시간이 어떤 자료로 산정되었는지가 다툼의 실질이 될 수 있다는 점은 남습니다. 불복 경로로는 심사 청구와 재심사 청구, 행정소송이 있습니다.
과로 끝의 사망에 부지급 처분을 받으셨습니까? 근로시간 산정내역의 출처, 출입기록이 공란으로 처리된 날, 업무 전환의 경위를 정리해 두시면 다툴 지점부터 검토됩니다. |
참고자료
· 「산업재해보상보험법」 제37조·제62조·제71조 [시행 2026. 7. 1., 법률 제21375호] — 국가법령정보센터
· 「산업재해보상보험법 시행령」 제36조 [시행 2026. 7. 1., 대통령령 제36473호] — 국가법령정보센터
· 울산지방법원 2026. 8. 27. 선고 2024구합5036 판결 — 울산지방법원 우리법원 주요판결 (2026. 9. 4. 게시, 비실명본)
· 대법원 2011. 6. 9. 선고 2011두3944 판결 —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부지급 처분 불복 절차: 산재 불승인을 받았을 때 남는 세 단계
· 과로 질병의 인정 기준: 과로와 스트레스, 산재가 되는 자리
· 같은 날 발행 칼럼: 휴게시간 12월 10일, 연차는 2027년
| 박신영 로엘법무법인 파트너변호사 (울산 근무) 서울지방변호사회 공정거래법 연수 이수 연세대학교 정치외교학과 · 성균관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졸업 변호사 프로필 보기 |
| 본 칼럼은 일반적인 법률 정보 제공을 목적으로 하며, 개별 사안에 대한 법률 자문이 아닙니다. 인용한 울산지방법원 판결은 1심이고, 항소·확정 여부는 확인하지 못했습니다. 법원 공개 자료가 비실명 처리본이어서 회사·병원·수사기관의 명칭, 감정의·재판부 성명, 급여 액수, 고인의 메시지 문구와 사망의 방법·경위는 적지 않았습니다. 인용한 대법원 2011두3944 판결은 구 산업재해보상보험법 제37조 제1항에 관한 것입니다. 유족보상연금과 장례비의 금액, 자해행위 산재 통계는 원문 미확인으로 기재하지 않았고, 불복 기간은 별도 칼럼에서 다룹니다. 개별 사건의 결론은 업무 내용과 근로시간의 증명 정도에 따라 달라지므로 변호사와 상담하시기 바랍니다. 광고책임변호사: 이태호 | © LAWL LAW FIR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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